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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성공 비결은 '밀집'·'투자'·'병원협력'

글로벌에듀 2020. 12. 22. 23:00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세계적 바이오 단지인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비결로 '밀집', '투자', '병원협력' 3가지를 꼽았다. 이에 한국도 클러스터 주변 우수 대학·병원·기업 유치,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병원 연구결과의 사업화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경연이 제안했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미국 바이오전문 언론 GEN이 5년 연속으로 미국 1위 바이오단지로 선정할만큼 영향력있는 제약·의료 바이오단지다. 클러스터 내 약 1천여 개의 기업이 7만 4천 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2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 제약·의료 바이오 클러스터는 전국에 7개가 있다. 198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보스턴과는 달리 2000년대에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한경연은 보스턴과 국내 클러스터의 특징을 비교해 국내 클러스터의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보완점 3가지를 제시했다.

◇ 우수한 산업참여자(대학·기업·병원) 밀집

보스턴 클러스터는 대학, 병원을 중심으로 인재, 돈, 기업이 결집해 유일무이한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했다. 하버드와 MIT 등 생명과학분야 명문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 스타트업과 글로벌 제약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보스턴에 모여있다. 인재를 공급하는 대학,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병원과 이를 사업화하는 기업들이 한 곳에 모여 자생적인 바이오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반면, 한국 클러스터는 주변에 연구중심병원 등 우수한 산업참여자가 부족하다. 바이오산업에서 병원은 임상시험과 중개연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은 연구중심병원이 10개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수도권에 주로 포진해 있어 클러스터 내 연구중심병원을 추가 지정·육성할 필요가 있다.

◇ 벤처생태계 활성화 이끈 활발한 민간투자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보스턴 클러스터가 세계 최고가 된 것은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활발해 벤처기업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 클러스터가 위치한 매사추세츠주의 2018년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48억 달러에 달한다. 더불어 IPO, M&A 등 다양한 투자회수 방법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벤처기업 자금 조달 시 정부 의존도가 높고, M&A 시장이 작아 투자회수 방법이 마땅찮다. 기업당 IPO와 M&A 금액 규모도 미국의 1~2% 수준이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미국 기업을 상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 병원 연구의 사업화·산병협력 활발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보스턴 지역 병원은 기술사업화 전담조직 등을 활용해 연구성과를 적극 사업화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기업과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는 병원이 기술사업화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처럼 병원이 연구성과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기에 한계가 있다"라며, "또한 기술사업화를 위해 병원·대학·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개선안 : ① 연구 가능 지방 병원 육성 ② M&A 제도 개선 ③ 산병협력단 설치

한경연은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연구중심병원을 지방에도 육성해 클러스터와 연계를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민간투자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M&A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주회사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의 지분율 수준을 완화해 M&A를 촉진하고, 벤처기업 인수 시 대기업 집단에 편입을 유예해주는 기간을 늘려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기업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 스타트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병원 연구결과의 적극적인 사업화 지원과 함께 병원과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해 병원 내 산병협력단을 만들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